login  join


11월 9일
시와  2015-11-10 14:05:19, hit : 322

현관을 마주보고 있는 앞집 아이가 돌이랬다
올 봄 이사왔을 때 이 아이는 아주 조그마했었고
여름이 지나고 날이 선선해졌을 때에 마당을 걷는 삑삑이 소리가 났었다
걸음마 시작하는 아이들이 신는 그 조그만 신발에서 나는 소리

어느 날 낮에 밖에서 삑삑이 소리가 나길래 내다보았다
아기랑 엄마가 마당에서 자라는 바질을 구경하고 있었다
몇 걸음 걸을 때 마다 삑삑삑
또 잠시 후에 삑삑삑삑

매일 들리는 소리는 아니었지만
창문 열고 지내기 좋은 그 즈음에
삑삑삑 소리가 나면 반가와서 밖을 내다봤다 모기장 여는 드르륵 소리 안나게 살짝 밀고나서 고개를 빼고

그제 저녁에 현관문에 떡 봉지가 걸려있더라
그날 한나절 앞집에 사람이 많이 드나들길래
'뭐야뭐야 뭐 좋은 일 있나봐' 혼자 호기심을 키우고 있었는데
떡이 오다니

삑삑삑 걸음마를 하는 그 아가가 돌이랬다

'어? 돌인데 벌써 걸어?' 호기심을 키우던 그제 저녁
'애가 돌인가?'하다가도
'아니야 걷기 시작한 앤데 돌은 지났을 거야'라고
생각을 마무리지었는데 그랬구나

아가야 생일 축하해
지구별에서 맞은 첫번째 생일을 축하해


라고 말하는 앞집 사는 내 목소리 들리지 않겠지만 :D
떡이 진짜 맛있었어
씹을 때 콸 터져나오는 꿀과 깨!

페북을 열자마자 보이는 한 친구의 소식,
일년 반 전 공연 때에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이, 둥근 배를 안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그새 아이를 낳아 많이 키웠더라 어쩌면 그 아가도 돌이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우연에 기대어 흘러가는 건가봐'라고 말했다
TV에서 하는 영화를 보면서, 아마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였던 것 같다 (제목 쓰기에 자신이 없)
그렇게 흐르고 있는 나는 앞집 아이의 돌을 맞았고
드문드문 소식을 아는 친구의 아이를 보았고
다음 주말엔 조카의 유치원 운동회를 응원하러 간다!
(백팀이라고 흰옷 입고 오란다)

페북의 몇년 전 오늘 어쩌구하는 회상프로그램(?)만 봐도 그렇다
그때의 나는 몇년 후의 내가 이렇게 지내고 있을 줄 알았겠냐고

우연에 기대어 흘러온 시간이므로
앞으로의 우연을 안기다린듯 기다려야지
2015년 11월 9일 오늘부터 나의 새로운 한해가 시작된다
1977년 오늘, 오후 2시 55분에 태어난 나


나의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와요
나의 관객이 되어줘서 고마와요
나에게 글과 사진을 보여줘서 고마와요
당신의 생각을 알려줘서 고마와요






comment
  list

636 매일매일 꾸는 꿈   시와 2015/12/13 298
635 12월 11일 발밑에 굵은 선이 그어지고 모든 것이   시와 2015/12/11 281
634 12월 5일   시와 2015/12/06 280
11월 9일   시와 2015/11/10 322
632 스물셋에   시와 2015/11/06 333
631 '모두의 학교' 2015년 학생을 모집합니다 :)   시와 2015/10/26 341
630 벡이 새 앨범 < Morning Phase >를 발표하며 남긴 말은   시와 2015/09/23 367
629 매혹   시와 2015/09/13 384
628 공부   시와 2015/09/11 386
627 사람들   시와 2015/09/05 382
626 노래   시와 2015/08/28 361
625 은하씨   시와 2015/08/23 387
624 계절의 말 - 드디어 단독공연 합니다^_^   시와 2015/08/20 936
623 지난 가을부터 읽은 책들   시와 2015/07/29 449
622 자신의 생각을   시와 2015/07/13 405

    list   prev   next [1][2][3][4][5] 6 [7][8][9][10]..[48]   next 10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M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