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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일기는 여기가 제맛
시와  2015-12-23 06:58:57, hit : 321

뭔가 쓸쓸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쓸 곳이 여기 뿐이다
:^) 다행이지 뭐


그저께 꿈에
친한 언니와 내가 함께 어떤 가게에 들어섰다
마트처럼 죽 늘어선 가게 계산대 입구를 들어갈 때에
'어서오십쇼' 인사를 받았다
인사하는 사람 뒤로
누렇고 낡은 푸대자루가 놓여있었다
뭔가 커다란 것이 들어있는 채로

언니는 '저 안에 이상한 거 있는 거 아냐?'라고 했지만
나는 '에이~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라며
언니의 팔을 쓰다듬고 등을 토닥토닥해주었지만

사실 나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저 푸대자루에 시체라도 들어있는 건 아니겠지 하면서 말이다.


+
꿈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한 또 다른 언니와 전화하던 중 내 꿈이야기를 했다
언니는 '보이지 않는 것을 일부러 상상해서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맞아 그래 언니, 언니 말이 맞다. 고마워.' 라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아마도 그제와 어제 내내 불안에 시달렸다
만난 사람들에게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불안이라고 했지만

알고 있었다.
나는 불안했다.
그걸 여기에 다 쓰는 게 옳을까.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시작하고, 블로그를 만들고, 페이스북으로 리스너 분들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지금
나는 뭔가 많이 불안하다
그게 어제 공연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렇게 많이 준비했는데, 그렇게 연습을 했는데.
단 한 사람의 눈빛 하나를 '그럴수도 있지'라고 못 받아들여서.
불안해져 버렸다
그동안 가꿔온 유연함이 한 순간에 딱딱한 틀이 되었다
관객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들에게 주어야할 것을 , 내가 주기로 약속한 것들을 못 주었다

난 어쩜 이리도 약한가.

.
.
.
.
.
.
.
.

꿈이 나에게 해준 이야기를
정확히 필요한 때에 해준 이야기를
잠깐 잊고 있었다는 걸
지금 깨달아서 다행이다

사실, 지금 이 괴로움도 소중하다, 나는 성장통을 겪는 중이니까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과
인식의 변화, 생각의 변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려주는 이 영상 덕분에 용기를 얻었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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